그동안 코로나 백신 접종을 꾸준히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적인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과 돌파 감염 때문에 코로나가 완벽히 정복되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11일 세계적인 다국적 제약회사인 MSD에서 미국 FDA에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의 긴급 사용 승인 신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만약 이것이 허가가 된다면 환자가 집에서 쉽게 복용할 수 있는 첫 코로나 치료제이기 때문에 코로나의 판고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먹는 코로나 치료제 제2의 타미플루로 불리는 몰두피라비르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치료제의 효과
미국 뉴욕타임스에서는 먼저 발표된 임상실험의 중간발표를 통해 경증과 중등증 환자 775명이 몰누피라비르를 하루 두 번 5일간 총 10회 복용했더니 중증으로 악화되어 입원하는 비율이 7.3% 그리고 사망자는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위약을 복용한 군에서 중증으로 악화되어 입원한 비율이 14.1%, 사망자가 8명 나온 것과 비교해보면 입원 확률이 절반 가량, 사망자의 비율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어쩌면 코로나가 독감처럼 인류의 통제권 안으로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백신과 함께 코로나 치료제가 개발된다면 코로나에 걸려도 좀 덜 치명적으로 만들 수 있는 또 하나의 무기가 생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서 백신이 우리 몸속에서 항체를 생성하는 것이라면 코로나 치료제는 우리 몸속에 들어온 바이러스를 파괴하는 역할을 합니다. 부작용도 걱정이 될 것인데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두통과 같은 경미한 증상만 나타났을 뿐 심각한 부작용은 없었습니다. 몰누피라비르를 복용한 참가자의 1.3%만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했는데 위약의 경우 그 비율이 3.49%로 높았습니다.
2. 변이 바이러스에서의 효과
몰누피라비르는 변이 바이러스에도 동일한 효과가 나왔습니다. 작용 기전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 바이러스 억제 기전에서 바이러스가 세포로 침투하는 데 사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타깃으로 한 게 아니라 RNA를 복제하는 과정에서 오류를 유도했기 때문에 변이 바이러스에도 동일한 효과를 나타났습니다.
3. 복용법
복용 방법도 간단합니다. 타미플루와 동일합니다. 하루 두 번 12시간 간격으로 총 5일간 복용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4. 한계점 : 높은 가격, 적응증
하지만 한계점도 분명히 있습니다. 바로 높은 가격입니다. 하루 두 번 4정씩 5일간 총 40정을 복용하게 되는데 이때 드는 비용이 700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83만 원이기 때문입니다. 대중적으로 보급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또 단기간의 충분한 물량을 공급하기 어렵고 이번 임상시험이 백신을 맞지 않은 700여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도 한계점입니다. 실험 대상 군은 모두 백신을 맞지 않은 환자군이었고 MSD에서는 60대 이상이거나 당뇨, 심장질환 등 합병증을 앓고 있는 경,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만 허가 신청을 했습니다. 따라서 FDA에서 승인을 받아도 임상시험에서 제외된 돌파 감염 환자군도 복용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로 남아 있습니다.
5. 관련된 궁금증
1)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는 복용 후 나흘간 성관계를 하면 안 된다.
임상시험 대상자들에게 성관계 금지를 조건으로 내걸었던 것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약을 복용하는 동안 성관계를 자제하거나 최소 4일간은 피임하도록 권고했는데 이는 기형 유발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지 성 기능 자체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2) 여성의 경우 임신부나 수유부가 아니어야 한다
여성의 경우 임신부나 수유부가 아니여야 하고 임신 예정이 없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사실 거의 대부분의 약물의 경우에는 임신을 했거나 임신 가능성이 있는 예정자들을 피실험자로 모집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특히 이 약은 바이러스의 돌연변이가 생겨서 죽게 만드는 원리인데 돌연변이에서 죽지 않고 혹시라도 다른 문제가 생길까 봐서 이런 임상시험에서 임산부를 멀어지게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래서 이것이 공식적인 부작용은 아니고 이번 임상시험 부작용에서는 경미한 두통만이 나타났습니다.
먹는 코로나 치료제가 개발된다는 것은 참 다행입니다. 만약 허가가 된다면 드디어 코로나가 끝나는 것인가 하고 기대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전염병 권위지인 앤서니 파우치(미 국립 알레르기 전염병 연구소장)는 먹는 치료제가 승인되더라도 백신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여전히 백신은 코로나에 효과적인 방패이기 때문인데 무엇보다도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가장 첫 번째 방어선은 바로 감염을 예방하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지치고 힘드시겠지만 조금만 더 거리두기와 마스크 쓰기를 실천해 먹는 코로나 치료제가 상용화되는 그날까지 조금만 더 힘을 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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